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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도구를 샀다고 제조사가 무공 비급까지 딸려 줘야 할까?

에세이2021.06

어떤 사람들은 마음속에 순진한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좋은 도구를 사기만 하면 제조사가 마땅히 완전하고 상세한 사용 설명서를 딸려 주어야 하고, 되도록이면 ’이 도구를 신의 경지로 다루는 법’을 담은 무공 비급(무협 소설에 나오는, 무술의 오의를 적은 비전서)까지 얹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일상에서 흔히 보는 예를 몇 가지만 들어도 이 미신은 저절로 무너집니다.

  1. 수억 대만 달러짜리 비행기를 산다고, 제조사가 ‘어엿한 조종사가 되는 법’ 비급을 딸려 줄까요?
  2. 수천만 대만 달러짜리 슈퍼카를 산다고, 제조사가 ‘레이서가 되는 법’ 비급을 딸려 줄까요?
  3. 백만 대만 달러대의 차를 산다고, 제조사가 무료 운전 교습소 코스 한 세트를 덤으로 줄까요?
  4. 만 대만 달러가 넘는 전동 드릴을 산다고, 제조사가 ‘구멍을 곧고 깔끔하게 뚫는 법’ 기술 비급을 딸려 줄까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딸려 오지 않는다면, 어째서 몇천 대만 달러짜리 소프트웨어 하나를 샀다고 여러분을 고수로 만들어 줄 비급이 덤으로 딸려 와야 한다고 공상하는 사람이 있는 걸까요? 현실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여는지, 그 버튼들이 대략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려 주는 기본 교육이 있는 것만으로도 실은 이미 꽤 괜찮은 편입니다.

하나의 도구를 진정으로 잘 익히고 싶다면, 그 첫걸음은 바로 이 미신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지식을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에게는 물론 감사해야 하지만, 한 가지 이해해 둘 것이 있습니다. 나누어진 내용이 그 지식을 애초에 나누는 사람이 공짜로 얻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많은 부분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 때로는 적잖은 헛걸음까지 거쳐 겨우 쌓아 올린 것입니다. 만약 이 한 가지조차 헤아리지 못하고 온종일 ’지식은 공짜로 공유되어야 한다’는 환상 속에 산다면, 끝내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런 공짜 것들뿐일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커뮤니티에서 한결같이 ‘달라고 손 벌리는 사람’(伸手牌, 무엇이든 남에게 요구하기만 하는 사람)을 자처하는 이도 대개 그것으로 많은 것을 얻지는 못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여러분이 손을 내밀어 받아 드는 것은, 남이 필요 없다고 여겨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 찌꺼기인데, 여러분 쪽에서는 그것을 보물처럼 여기는 셈입니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진정으로 결정하는 것은, 시간을 들여 그것을 능숙하게 익히려는 마음이 있는지, 그리고 남이 나누어 준 지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지입니다.